2013년 6월 21일 금요일
인천 영종 개발 '제자리'…부동산 투기장 전락
사업은 뒷전, 싸게 매입한 땅 팔아 시세차익 남겨
(인천=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 인천국제공항과 바다를 끼고 있어 인천경제자유구역 중에서도 노른자위 땅으로 외국 투자가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영종지구(영종도·용유무의도)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외 큰 손들의 투자 기피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외자유치 실적에만 급급한 정책 실패가 영종도를 '부동산 투기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개발 빙자한 부동산 투기장 =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투자유치 공모가 시작된 지역은 영종도의 운북지구(273만9천㎡).
인천도시공사(옛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전체 면적 중 188만1천㎡를 관광레저, 문화, 주거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자로 지난 2006년 세계 2위의 화상(華商)그룹인 리포(LIPPO)그룹을 선정했다.
리포그룹 홍콩법인인 홍콩리포그룹 존 리(John Lee) 대표는 당시 국내외 대기업, 다국적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5조원을 투자해 운북동 일대를 홍콩과 같은 국제업무 휴양레저도시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GS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 LG화재, 우리은행 등 국내 9개 기업이 컨소시엄인 미단시티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 6년이 지났지만 운북지구 개발사업은 말로만 '개발'일 뿐 아직 제자리이다.
지난 2007년 6월 사업 대상 부지 108만9천㎡에 대한 토지매매계약을 인천도시공사와 체결했지만 현재까지 매입(소유권 이전)한 토지는 26만4천㎡에 불과하다.
그나마 매입한 토지 가운데 3천300㎡는 한국가스공사에 3.3㎡ 당 1천500만원에 되팔았다. 조성원가의 120% 가격에 사들인 뒤 시세 차익만 남기고 개발키로 한 땅은 처분하고 있다.
미단시티 측은 "오는 10월 카지노 사전허가제가 결정되면 외국인 투자자를 모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대한항공 등 국내외 법인 4개사로 구성된 용유무의개발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인 ㈜에잇씨티는 "영국 SDC그룹이 영종지구에 조성할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 건설사업에 1차로 10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부지 24.4㎢에 세계 최고의 관광복합도시를 건설한다는 사업계획은 보상기준도 마련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자본금 63억원으로 출발한 SPC는 중국의 G&H그룹이 1천만 달러를 증자하고, 올해 1월께 카타르의 알파단 그룹과 협의를 거쳐 추가 증자를 결정키로 했다고 장담했지만 수 개월째 침묵하고 있다.
주민들은 "외자유치도 거의 없는데다 토지보상액만도 5조7천억원에 달하는데 사업이 추진되겠느냐"며 "수년 째 재산권 행사를 하려는 주민들의 발목만 잡고 있다"고 불평했다.
영종하늘도시에 3조여원을 투자해 이탈리아 밀라노를 본 딴 도시를 만들기위해 설립됐던 특수목적법인 피에라인천전시복합단지(FIEX)는 시 예산만 낭비한 채 작년 11월 파산했다.
◇영종도 떠나는 외국 큰 손 = 미국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코암인터내셔널과 KTB투자증권이 공동참여하는 합작법인 KAVⅠ㈜은 지난달 31일 송도지구(5·7공구)에 재미동포타운을 개발하기 위한 부지 5만3천625㎡를 인천경제청으로부터 1천780억원에 매입했다.
코암인터내셔널은 리포그룹과 영종도 운북지구 개발사업에 참여한 회사로, 정주공간 인프라 부족과 향후 분양성 등을 이유로 사업부지를 송도로 이전했다.
당초 영종지구에 계획됐던 재미동포타운과 국제병원의 송도국제도시 이전에 대해 송영길 인천시장은 "사업 실현과 투자유치 가능성을 고려, 성공적인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송도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정헌 인천시의원은 12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송도·청라·영종 가운데 사업이 가장 부진한 영종지구에 투자를 집중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사업들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며 영종지구 개발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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